사진, 강을 기억하다


@ HWACHEON


내 기억 속의 강은 어떤 곳인가?
충북 충주의 남한강변에서 자란 나에게도 강은 매우 특별하다.
유치원을 다니기 전부터 동쪽에서 솟아오르는 햇님이 강가의 안개를 걷어내는 풍경을 보며 아침을 맞이했고 저녁 노을이 강을 붉게 물들이는 것을 보며 자랐다.
중학생 때 노을 속에 흘러가는 남한강을 한참동안 바라보던 일도 있었다.
강은 놀이터이자 아름답다는 감동을 느끼게 해준 감성지대였고,
지금도 나에겐 가장 친근하고 인간적인 감성을 갖게 하는 곳이다.

그 강이 변한단다.
이 변화가 강에서 자란 나로써는 이해하기가 힘들다.
지금 살고 있는 화천뿐 아니라 고향으로 가는 길에서 만나는 강의 변화는 보존과 회복이라기 보다는 
인간의 조바심때문에 깍아내고, 파헤치고, 물길을 막아버리는 것으로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다.
이 책에서 만난 4대강 사업의 모습은 산업화 시절 한강을 오염시켰던 개발열품을 떠올리게 한다.
강은 개발을 통해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회복되기를 기다리며 보존해야 하는 것 아닐까?
책이 도착하자마자 단숨에 사진과 글들을 읽었다.
내 고향 충주와 관련된 사진이나 이야기가 있는지도 살폈다.
무한한 생명력과 상상력의 창고였던 강이 내가 어린 시절 그 모습 그대로 흐르기를....
그 강가를 함께 거닐며 내가 느꼈던 그 감동을 내 아들들과 함께 느낄 수 있기를 바래본다.

예전에 고향동네에 홍수가 났을 때 마을 할아버지가
"물은 제 길을 찾아가는 법이여~ 물길 돌려봐야~ 시간 지나면 제 길 찾아가는데 돈 써서 막을 필요없다."고 하신 그 말이 생각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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